NATURE WINE

오렌지 와인 / Orange Wine 작성일: 17-06-07  
글제목: 오렌지 와인 / Orange Wine
작성자: NATURE WINE

(오스트리아 와인 생산자, 쉬퍼 "Schiefer"의 오렌지 와인 - 쉬퍼 엠 "Schiefer M")


오렌지 와인

Orange = Amber = Skin Contacted White Wine


서론 = Intro

와인이란 음료는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순수 포도로부터 얻어지는 자연 산물로 여겨지고 있다. 마치 오렌지 껍질을 제거하고 즙을 짜낸 주스처럼 “포도가 발효되어 와인이 된다.” 여기까지만 알고 있는 듯하다. 첨단 과학 기술이 출현함에 따라 버튼 하나로 와인이 만들어지고 원하는 맛을 담기 위한 첨가물은 어떻게 받아들 일까. 어디까지가 자연이고 과학인 걸까. 우리는 어쩌면 마주하기 싫은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최근까지 와인 업계에서 가장 성장세를 보인 주제는 “내추럴 와인”이라 불리는 와인이다. 어떠한 첨가물 없이 순수 포도로만 만들어졌다는 내추럴 와인은 영국에서 시작되어 오늘날 전 세계에서 내추럴 와인 페스티벌이 시행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올가닉 와인,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베지테리언 와인 등 자연주의 철학을 지닌 와인을 포괄하여 불리던 내추럴 와인이란 단어는 오늘날 또 하나의 카테고리로 여겨지고 있다. 내추럴 와인 생산자 혹은 신봉자라 불리는 그들은 “내추럴 와인은 다른 와인과 다른 진정한 내추럴이다”라고 주장하지만, 기타 와인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포도재배법 혹은 양조법이 없으며 이산화황을 포함한 첨가물 미 첨가를 증명할 수 있는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내추럴 와인이라 불리는 와인은 오늘날까지도 논쟁의 주제이며 하나의 와인 카테고리로 여겨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스트리아, 하드코어 내추럴 와인 생산자, 칼 슈나벨 "Karl Schnabel"의 내추럴 와인 / 오렌지 와인)


마스터오브와인 팀 아킨(Tim Atkin / MW)은 “결함을 지닌 와인임에도 내추럴 와인이란 단어에 너그럽게 포용한다”라고 말하며, “365일 와인 생산자와 함께 포도 재배, 수확, 양조를 하지 않는 한 어떠한 첨가물이 들어갔을지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영국 와인 수입상 Liberty 의 와인 리스트 책임자 데이비드 글리브(David Gleave / MW)는 “와인 리스트에 내추럴 와인은 없다. 단 올가닉, 바이오다이나믹, 베지테리언 와인은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자연 와인, 이 단어에 심취해 진정한 자연주의 와인을 찾아 헤매는 와인 애호가와 전문가들은 결국 고대 와인의 환생이라 불리는 오렌지 와인에 다다르게 된다. 영국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지 2017년 음료 부분 제 4의 와인 '오렌지 와인'이 선정되었고 와인 매거진 디캔터(Decanter)지에서 선정한 최고의 내추럴 와인 TOP 10에 오렌지 와인이 출현했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의 4대 미각에서 새롭게 출현한 감칠맛이란 제5의 맛이 탄생했듯이 ‘화이트, 레드, 로제’ 그리고 제4대 와인인 오렌지 와인이 출현했다는 기사가 더러 발견된다. 앵글로-색슨족(Anglo-Saxons)에 의해 분류된 오렌지 와인은 2004년 영국의 와인 수입사 Raeburn Fine Wines 의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에 의해 알려지기 시작한다. “단순히 오렌지 컬러를 띄는 이유로 와인의 분류를 하고자 오렌지 와인이라 표현했을 뿐,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반면 오렌지 와인이란 단어는 수많은 와인 애호가와 블로거 그리고 전문가들에 의해 급속도로 와인 업계에 퍼지면서 또 다른 분류의 와인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몇몇 오렌지 와인 생산자들은 오렌지로 만들어진 와인이란 오해를 없애기 위해 엠버(호박) 와인이라 주장하는 시점까지 다다르게 된다.


 

(오스트리아, 바이오다이나믹 와인 생산자, 하거 마티아즈 "Hager Matthias" 오렌지 와인 리슬링 퓨어 "Riesling Pur")


오렌지 와인이란 = The Orange Wine

오렌지 와인은 화이트 품종으로 생산된 와인에 국한되며, 레드 와인 생산 절차를 따라가는 화이트 와인을 일컫는다. 즉 포도 껍질과 함께 하루, 일 주, 한 달 혹은 1년간 오랜 접촉(침용 과정)을 통해 색소와 타닌 성분이 우러나오며 자연적인 미세 산화에 의한 갈변 현상의 결과물인 호박빛을 띄는 와인을 오렌지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오렌지 와인의 특징은 화이트 와인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짙은 색과 강렬한 향 그리고 복합적인 풍미, 특히 쓴맛이 느껴지며 품종의 1차 향이 두드러지고 산뜻한 산미와 허브 계열의 부케가 감지된다고 할 수 있다. 미세 산화에 의한 고유의 독특한 풍미를 이해하는 와인 애호가 혹은 와인 트렌드에 민감한 소믈리에는 오렌지 와인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지만, 일반적인 와인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의 경우 불쾌한 맛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오렌지 와인이라는 장르는 편견과 오보로 가득한 듯하다. 화이트 와인의 색상이 갈색이나 호박색을 띠는 것은 산화로 인한 갈변 현상으로 ‘결함’이라 표현할 수 있지만, 오렌지 와인의 색은 오랜 시간 포도 껍질과의 접촉에 의해 우러나온 순수 색상으로 산화에 의한 것이 아니며, 양조 과정 중 산소에 노출되는 과정(open-top oak or plastic fermenters are popular)에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않아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일반 화이트 와인과 마찬가지로 생산 공정 중 최대한 산소와의 접촉을 예방한다.

 

 

(슬로베니아, 오렌지 와인 생산자, 바틱 "Batic" - Decanter 내추럴 TOP 10 선정)


오늘날, 슬로베니아, 이탈리아, 조지아를 제외한 전 세계 수많은 와인 생산자가 오렌지 와인 타입의 와인 생산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고유 품종, 떼루아 그리고 양조법을 새롭게 환생시키기란 어려운 일로 아직까지 기타 국가에서 진정한 오렌지와인의 출현을 찾아보기 힘들다.

 

슬로베니아의 오렌지 와인 생산자 미하 바틱(Miha Batic)은 “오렌지 와인에는 어떠한 첨가물이 들어가서는 안되며, 껍질과 함께 발효한 후 최소 1년 이상 침용 상태를 유지하여 올바른 색, 향 그리고 맛을 이끌어 내야 한다”라고 말한다. 또한, “양조 과정 중 고대 방식과 마찬가지로 청징이나 여과는 시행하지 않고 오로지 걸러내기 과정을 시행한 뒤 달의 움직임에 맞추어 병입을 시행한다”라고 말한다.

 

와인 생산자인 사사 라디콘(Saša Radikon)은 “오렌지 와인이란 단어는 해당 와인의 정확한 표현이자 정의가 아닐 수도 있으며, 분류할 수 있는 올바른 단어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 이유는 소비자가 만약 일반 화이트 와인을 주문했는데 개성이 강한 오렌지 와인이 서비스된다면 오히려 불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렌지 와인은 야생 효모로 발효가 진행되어야 하며 발효 중 온도 조정이 배제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1844년, 슬로베니아 성직자 마티야(Matija Vertovec)의 슬로베니안 와인 양조 "Vinoreja za Slovence"서적)

 

 

역사 = History

오렌지 와인 출현의 근원지는 북부 아드리아 해에 위치한 슬로베니아의 비파바(Vipava) 지역, 이탈리아의 프리울리(Friuli)지역, 크로아티아의 이스트리아(Istria) 지역 그리고 퀴베브리 양조법이 존재하는 조지아 국가를 예로 들 수 있다.

 

1844년, 슬로베니아 비파바(Vipava) 지방 인근의 성직자 마티야(Matija Vertovec)가 출판한 슬로베니안 와인 양조(Vinoreja za Slovence)에는 화이트 와인의 풍미 향상과 오랜 지속기간을 위해 껍질 발효와 오랜 침용 과정을 다룬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당시 화학 첨가물이 알려지지 않은 시기로 비파바 지방의 많은 오렌지 와인 생산지는 고지대 및 계곡 사이에 위치하여 거센 바람을 통해 해충과 균을 예방해왔다. 슬로베니아의 브르다(Brda) 그리고 이탈리아의 프리울리(Friuli)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타닌의 항산화 성분에 의한 장기 숙성의 효과를 보기 위해 화이트 와인 양조 중 침용 과정을 연구하고 시행해왔다.

 

하지만 1970년대, 스테인리스 탱크와 상업용 효모가 출현하고 다양한 화학성 퇴비와 와인 첨가물이 개발됨에 따라 이와 같은 전통 양조방식은 대부분 사라지고 대량 생산 방식으로 전환하게 된다. 또한 가볍고 시원하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화이트 와인 양조 시 껍질과 씨를 제거하게 된다. 당시에도 슬로베니아와 조지아에서는 고대 양조방식을 고수해오고 있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Stanko Radikon 과 Josko Gravner가 오슬라비아(Oslavia) 마을에서 고대 양조 방식을 연구하였고 1995년 라디콘은 뚜꺼운 껍질을 지닌 레볼라(Rebula) 품종의 비교적 적은 와인향에 고민하다 침용 기간의 오랜 유지를 통해 이를 해결하게 된다.

 

와인의 최초 생산지로 알려진 조지아는 오렌지 와인을 대표하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지면 아래 점토질 항아리를 묻어 와인을 생산하고 오랜 기간 껍질과 함께 침용하는 퀴베브리(kvevris) 양조법이 널리 퍼지게 된다. 조지아의 내추럴 와인 생산자 니카(NIKA)는 “선조가 시행해 온 양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뿐 첨가물에 의한 와인은 대량 생산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화학 첨가물에 대한 지식이 없고 사용을 하지 않기에 좋지 않은 해에는 와인을 생산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현재 독일, 프랑스, 스페인, 헝가리, 세르비아 등 대부분의 유럽국에서 오렌지와인이 생산되고 있으며 뉴질랜드 및 미국에서도 오렌지와인 생산자가 출현하고 있다.

 

 

 

 

오렌지 와인 생산법 = Orange Wine Making

오렌지 와인의 생산법은 고대 방식을 재현한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오렌지 와인 생산자는 올가닉 혹은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시행하며, 일반적으로 발효 전 껍질을 제거하는 것이 아닌 레드 와인과 같이 껍질과 씨를 넣어 함께 발효한다. 자연 효모를 사용하여 껍질과 함께 발효한 후 오랜 시간 껍질과 접촉을 시행하는데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1~2년도 시행한다. 현재 오렌지 와인 침용 기간과 관련된 논쟁이 와인 생산자들 사이에서 종종 들리지만, 진정한 오렌지빛과 함께 짙은 풍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침용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말이 대다수다. 더불어, 발효 중 온도 조정을 배제하고 와인을 맑게 하기 위한 청징과 여과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오렌지 와인은 와인 생산자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와인이다. 최초 선택한 포도 품종은 약간의 늦 수확을 통해 과숙성을 진행하고 포도 껍질 표면에 약품이 존재해서는 안된다. 씨앗이 으깨지지 않도록 부드러운 제경 과정을 거쳐 껍질 그리고 씨와 함께 자연 효모를 사용하여 발효를 진행하며, 온도 조절을 배제함으로써 지속적인 상태 변화 관찰을 시행해야 한다. 2차 발효를 거친 후 껍질, 씨앗, 효모 등과 같은 잔여물은 제거되지 않고 와인과 함께 오랜 시간 접촉을 진행하며, 와인 생산자가 원하는 색, 향, 맛에 도달했을 때 걸러내기를 통해 잔여물을 분리하고 병입하게 된다.


음식과의 매칭 = Orange Wine & Food

신선함과 타닌으로 구성된 오렌지 와인은 다양한 음식과 환상적인 조화를 보여준다.

슬로베니아에서 매년 진행되는 오렌지 와인 페스티벌의 책임자 자로(Zaro) 와이너리는 “오렌지 와인은 레드 와인처럼 상온에서 즐겨야 풍부한 향과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생선류와 고기류를 떠나 어떠한 식재료와도 가장 무난하고 혹은 가장 뛰어난 궁합을 보여준다”라고 한다.


영국 소매상 막스 & 스펜서의 엠마 도슨(Emma Dawon, MW)은 “약간의 산화 성질을 지닌 독특한 개성의 오렌지 와인 타입의 와인은 신선한 채소 그리고 과일류와 궁합을 이루며 와인 소비자에게 무리 없이 권유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소믈리에자 기자인 레비 달톤(Levi Dalton)은 2009년 Convivio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근무할 당시 “오렌지 와인은 최후의 마리아주 카드였다”라고 말한다. 시몬 울프(Simon Woolf)는 “위대한 오렌지 와인은 위대한 바롤로를 마시는 기분이다. 황제의 새로운 옷이다”라고 표현한다.


오렌지 와인의 풍부하고 농축된 향과 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다양한 모습과 함께 놀라움을 선사한다. 적당한 무게감과 타닌감 그리고 산미와 더불어 훌륭한 구조감 등 와인 자체만 즐기기에도 무리 없다. 단순히 개성이 강한 독특한 와인으로 보기에는 오렌지 와인만이 가진 강렬한 매력은 앞으로 다른 하나의 와인으로 분류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Reference.

내추럴 와인 수입회사

- 네이처 와인 Co. / Nature Wine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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